살인의뢰 받습니다, 피체크 '내가 죽어야 하는 밤'

  • 뉴시스

    입력 : 2018.05.26 22:39

    '내가 죽어야 하는 밤', 책
    독일 작가 제바스티안 피체크(47)의 장편소설 '내가 죽어야 하는 밤'이 번역·출간됐다. 라디오 방송사에서 일한 피체크는 2006년부터 사이코 스릴러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데뷔작 '테라피'(2006)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후 발표한 '차단' '눈알 수집가' '패신저 23' '영혼 파괴자' 등은 24개국 언어로 번역돼 1200만부 이상 판매됐다.

    '사이코 스릴러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살인 라이브게임에 휩쓸리는 숨 막히는 12시간을 그렸다. 집단 광기와 시회적 처벌의 문제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장편이다.

    흡입력 있는 간결한 문체로 글은 시작된다. "아무래도 아빠가 위험에 빠진 것 같아"라는 메시지를 벤이 확인했을 때, 딸 율레는 이미 옥상에서 몸을 던진 뒤였다. 그로부터 2주 후, 절망에 빠진 벤의 주변에서 섬뜩한 일들이 벌어진다. 황당한 살인 게임을 예고하는 수상쩍은 웹사이트가 등장한다. 단 10유로면, 죽이고 싶은 사람을 딱 한 명 추천할 수 있다고 한다. 8월8일 저녁 8시8분, 추천된 모든 후보자들 중에서 두 명이 선정된다. 둘 중 누구를 죽여도 상관없다.

    한 명의 사냥감이 죽는 순간 8N8은 끝나고 사냥에 성공한 사람은 1000만유로라는 천문학적인 상금을 받는다. 살인복권의 사냥감으로 선정된 사람은 심리학을 전공한 대학생 아레추 헤르츠슈프룽과 과거에는 유명 밴드의 드러머였지만 지금은 빈털터리 신세인 베냐민 뤼만, 일명 '벤'이다.

    사람들은 두 사냥감의 신상을 인터넷에 마구잡이로 올리며 추격을 시작한다. 순식간에 온갖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모여들고, 벤에게는 '용서받지 못할 아동 성추행범'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그를 처벌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될 무렵, 또 한 명의 사냥감인 아레추가 벤을 습격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적과 반전이 이어진다.

    "그는 모두 무시하고 곧장 8N8 웹사이트를 열어, 오늘처럼 비쩍 마르기 전에 찍었을 아레추의 사진을 클릭했다. 그는 두 번을 더 클릭하여 사냥 포럼의 아레추 헤르츠슈프룽에 관한 정보 페이지로 들어갔다. 맙소사. 조작된 수치가 아니라면 약 100만 명이 이 페이지에 접속했고, 그들 중 1만8000명이 아레추에 관한 정보에 '좋아요'를 눌렀으며, 448명이 댓글을 달았다."

    "벤은 눈을 감았다. 모두 무의미했다. 어떤 해명을 내놓아도 의심은 자라났다. 누구를 탓하랴. 제니퍼조차도 남편을 믿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들이 결국 이혼한 것이 '나를 만졌어요'라는 이 한 마디 때문이 아니라고, 벤조차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다."

    옮긴이 배명자씨는 "피체크의 작품은 대부분 사건이 종료된 이후의 상황에서 시작된다"며 "끝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궁금증을 유발한 다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간 흐름을 큰 줄기 삼아 서술한다"고 말했다.

    "피체크의 다른 작품도 읽을 생각이라면 작품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1013'이라는 숫자, 정신과 의사인 로트 박사, 사이코패스 등등. 이 책 '내가 죽어야 하는 밤'에서도 그런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460쪽, 1만4500원,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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